지난 2월, 생전 한 번도 꿈꾸거나 생각해본 적 없는 온라인 세상 속 크리에이터로 데뷔(혹은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태초에 저의 삶의 모토는 ‘항상 주변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였습니다. 지나친 모험이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일상을 반복하고, 특별한 게 있다면 좀 더 맛있는 저녁을 먹는 것이 전부예요. 블로그도 하지 않고, 인스타그램도 2014년부터 쌓이기만 할 뿐 ‘힙한 감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저는 단지 콘텐츠의 출연자이고, 계정 운영, 기획은 모두 수빈 피디가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반응이 신경 쓰이더군요. ‘데뷔 당했다’는 표현과는 다르게, 막상 영상 속 제 모습이 너무 살찌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위에서 찍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 게 웃겼습니다. 그렇다고 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도요.
그러던 중 몇몇 콘텐츠가 갑자기 큰 조회수를 기록하더니, 주말마다 부모님 가게에 들를 때면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큰일이다. 내 인생, 잘 살았나?’
혹시 모르는 과거의 흑역사라도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연예인도 아닌데 뭘 더 바라겠어’ 하면서도,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대용량 김칫국을 들이켰습니다.
‘이분들은 왜 우리 채널을 보는 걸까?’
다른 채널들처럼 특출난 연기력, 수려한 몸짓, 빼어난 외모, 기막힌 재치나 독보적인 콘셉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니 결국 이분들은 저에게 ‘멋짐’을 기대하지는 않으실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 있잖아요? 가끔은 나와의 사뭇 다른 인생보다 인간극장 속 최씨 할아버지와 그 강아지가 군고구마를 굽는 평범한 일상이 더 궁금할 때요. 우리 채널을 구독한 분들도 어쩌면 그런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도, 가족보다 더 끈끈한 동료애를 보일 때도, 업무 속 실수나 허술한 순간까지도 사람답게 바라봐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어차피 못할 다이어트나 완전히 다른 나를 꾸며내기보다, 처음의 삶의 모토처럼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삶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종의 상부상조(?)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너무 의식하지 않고 만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