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자매컴퍼니 첫째 유빈입니다.
대학가 저렴한 물가에 하루하루 놀라는 요즘입니다. 지금 저희가 머무는 사무실은 모교 근처라 그런지 대학생이었던 시절과 직장인인 지금을 자주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생 시절 눈에 띄는 학생이었습니다. 시와 소설을 쓰는 게 주류였지만 저는 계속 드라마 쓰기를 고집했어요. 과CC로 소문을 몰고 다니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미움을 동시에 받았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네가 그 손유빈이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답니다.
그 시절을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쓰는 이유가 있어요. 제가 그 당시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오히려 그 시절에 만났던 사람들은 어제 만난 것처럼 묘사할 수 있는데도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왜 나에게 이런 말을 하지? 왜 나를 싫어하지? 또는 좋아하지? 이런 것을 궁리하느라 바빠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할 겨를은 없었습니다.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라는 곳 자체가 저한테는 센세이션이기도 했어요. 선도부장을 할 만큼 주어진 커리큘럼대로 살던 제가 규칙과 기준이 없는 예술의 세계로 풍덩 빠져버린 거죠. 말이 좋게 빠졌다고 하지, 익사할 수준으로 발버둥을 치다 졸업한 것 같습니다. 올라야 할 등급이 없고, 암기해야 할 지식이 없는 세계라 갑자기 발 밑이 푹 꺼진 듯 했습니다. 졸업하고서도 도대체 예술이 뭐고, 문학이 뭐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섬기고 있는 교수님의 말이 있는데요. “문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다”라는 말이에요. 그 말이 참 안심이 되었거든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예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나요? 그것을 어지럽히는 부정의 존재들이 있다한들, 본질이 ‘이해’라면 이 난해한 문학을 계속 해보고 싶다라는 야망도 생기기도 했죠. 해보고 싶다고 가슴은 뛰는데 머리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달까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지금 저는 그 시절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책을 내기도 하고, 많은 글들을 썼지만 스스로 작가라고 칭하지 못했던 이유는 글 쓰는 기술이 부족하고, 또 글로 돈 벌지 않고 있어서라고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내가 정말 인간을 잘 이해하고 있나? 그러려고 노력하나? 라는 질문에 늘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명징하게 느끼게 되네요.
그와 동시에 제가 사업하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깨닫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문학보다는 더 큰 틀의 이해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구나, 하고요. 매달 이 네 식구의 밥벌이를 걱정하는 일이면서도 넷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기에 저는 매일 이 넷이 어떤 사람인지 지켜보고 이해해야만 하거든요. 예술과 유사하게 규칙과 기준이 없지만, 저는 매일 제가 만드는 허상의 등급을 매기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혼란의 대학 시절을 겪고, 작가라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지금 가장 저다운 사업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대학시절은 어땠나요? 그 시절의 꿈은 지금 여러분들을 어디로 데려다놓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