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안 싸워?”
미친듯이 싸웁니다. 미치겠어요.
주변 분들을 시작으로 저와 유빈이가 사업을 한다는 것을 아는 분들은 한 번은 물어보셨거나 물어보고 싶은 질문일거에요. 정말 많이 싸웠고, (원치 않지만) 앞으로도 싸울 것 같습니다.
저희 둘은 같은 직장을 다녔고, 일상에서도 잘 붙어다녔는데요. 그래서 사업하면서 벌어질 충돌은 의연하게 대처하거나 어른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같은 회사를 다녔지만 회사 문화를 공유했을 뿐 함께 업무를 진행한 경험은 많지 않기에, 서로의 방식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어요. 사업을 시작하고 많이 헤매고 부딪치며,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줬습니다.
지난 일 년, 유빈이는 저를 향해 가장 많이 소리를 질렀고, 저는 제 인생 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시간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화해하고 다음을 이야기하는 우리를 보며 한 친구는 “그렇게 싸우면서도 그래도 같이 하겠다고 붙어 있잖아. 너네? 대단하다 진짜”라고 하더라구요. 그러게 말이에요. 왜 그럴까요.
저는 주로 비즈니스 영업 직무로서 당면 과제 해결에 강하고 협상이나 거래는 자신 있는 편이에요. 조직적인 리더십이나 문화, 가치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아는데 잘 되진 않더라고요. 유빈은 성격이 급한 만큼 타인에 대한 캐치능력도 빠르고, 대화로 이해 과정을 맞춰나가는 능력이 탁월해 리더십을 잘하는 친구예요.
참 많이 달라서 참 많이 싸우지만 결국 결론은 언제나 그래도 서로가 있어서 다행이다로 끝납니다. 경영, 회계, 파트너십, 비즈니스 등등 사업이라는 게 정말 해야 할 게 많은데요. 이걸 다 잘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이렇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망해도 같이 망하고, 퇴사도 절대 안하는 동료가 있다니! 감동이 있습니다.
많이 싸우면서 배운 점이 하나 있는데요.
‘같이’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유빈 대표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 일을 우리가 왜 해야 해?’
‘매출도 좋은데 지금 이 일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더 볼 수 있어?’
‘그 일은 너는 하고 싶어 하는데 나한테는 어떤 효익을 줄 수 있어?’
‘우리 4명이 다 마음이 동할까? 하고 싶을까?’
이런 질문 없이 만약 돈이나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 프로젝트를 열고 수행하고 종료하고를 반복했다면 어땠을까요? 돈은 벌었더라도 지금 함께 하는 3명이 나와 계속 일을 할까? 질문해 봤을 때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유빈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이고, 남에게도 그렇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안정감을 느끼지만 본인은 가끔 그게 쉽지 않아서 더 많이 울고 화내는 것 같아요. 유빈은 본인을 포함해 모두를 이해하려 하니까 버거울 때도 있는 거죠. 다 장단점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예전에는 각자가 가진 기능과 퍼포먼스를 집중해 보던 사람이었는데, 유빈이 덕에 저 친구에게는 이 일에서 다른 가치를 느낄테니 더 동력이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요.
아직도 세세하게 맞춰나가고 울고 불며 싸워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번주도 치열하게 부딪쳐 볼게요.
왜 그래! 나와 봐!